명리학은 어쩌다가 저잣거리의 잡설이 되었나?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강호동양학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단, 대학의 틀, 공기관 등 정관(正官)적 시스템에서 논문과 학술의 형태로 인정받는 '강단 동양학' 과는 달리 세상의 사람들과 부딪히며 임상을 쌓고, 특히 역마성을 발휘하여 시-공간을 횡단하는 경우를 '강호(江湖) 동양학' 이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민중 생활 안에서 발전하고 유통되는 동양학을 조용헌 교수는 강단과 강호로 분류하고 이름을 붙였는데요.여기에 해당하는 세 가지의 학문을 - 사주, 풍수, 한의학 으로 나눈 점이 재밌습니다.
천지인(天地人) - 동양 철학의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원리인 하늘, 땅, 사람 에 기반하여 삼재(三才) 를 다음과 같이 학문으로 연결시킨 것이지요.
하늘 (天) : 명리학
땅 (地) : 풍수지리학
사람 (人) : 한의학
그리하여 조선시대에는 사주-풍수-한의학을 '잡과' 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과거 시험을 치렀습니다.
공개적으로 실용학문으로 사용이 가능하였던 풍수지리, 한의학은 해당 전문가가 일을 그만둔 뒤에도 왕실을 벗어나 활동이 가능하였던 반면, 명리 만큼은 달랐습니다.
사람을 간택하거나 전쟁의 날짜를 잡는 등 해당 내용의 보안이 필요한 영역에서 사용되었기에 결국 비공개 영역을 벗어날 수 없었던 셈이지요. 어쩔 수 없이 음지의 영역에서 통용되는 내용을 수렴할 수 밖에 없었던 명리과의 경우, 명리학자는 은퇴 후에도 궁궐로부터 일정 반경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명리,풍수,한의학은 민간으로 점차 대중화되어 퍼지게 되었으며, 이는 무엇보다 가장 생활과 인간의 삶에 적합하고 쓰임새 있는 '실용학문' 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자, 제갈공명, 모두 결국에는 명리학에 기반하여 학문과 전쟁을 치르렀던 내용은 문헌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바입니다.
천-지-인 의 원리 역시 매우 재미있습니다.
우리 한글 모음 (흔히 핸드폰 자판 중 '천지인' 자판이 있듯이!) 을 '점' 으로 표기하여
ㅡ 선의 위에 점이 찍힐 때, 오른쪽에 점이 찍힐 때를 '양' 으로 분류하고
ㅡ 선의 아래, 왼쪽에 찍힐 때를 '음'의 기운으로 분류하여
음양이론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한국어 모음의 원리입니다.
한의학 역시 사상의학에서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으로 음양의 원리로 체칠을 분류하는 체질의학론이 있고 (이제마), 오행의 원리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섭생 (자연순응적으로 필요한 음식을 섭취) 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동의보감의 내경(內經) 편에서 오장육부를 음양오행에 배속하여 해석한 이론은 명리학와 한의학이 중요하게 만나는 지점을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휴일 내내 날이 흐려 힘드셨던 분들, 모두 기지개 켜시고
조금은 가벼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ㅡ 꿀사주 드림
관련하여 흥미로운 기사를 링크합니다.
김태규 명리학 <13>
사람의 사주 팔자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지 또 장차 어떤 병을 앓을 수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수천 수만 가지 병세를 다 맞힐 수 있다는 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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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의학 대가 이의원|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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